(사)목포민미협

No, 836

이름: 원동석

글 등록 구분: 소감

2010/10/12(화) 10:52 (MSIE8.0,WindowsNT5.1,Trident/4.0,GTB6.5,Mozilla/4.0(compatible,MSIE6.0,WindowsNT5.1,SV1,InfoPath.2)) 119.200.117.64 1088x612

북의 세습체재에 대한 공방론

북의 세습 체재에 대한 공방론

경향신문 사설이 북의 3대 세습체재에 침묵하고 있는 민노당의 태도 대하여 특히
이정희 대표를 공격 비난하고 나서자 진보논객 진중권을 비롯한 진보인사들이 대거 동조 합세하며 한겨레의 칼럼니스트 홍세화도 은근 슬적 비난조의 글을 올리고 있다. 덧붙여 북의 세습은 통일의 걸림돌이 된다고 오지도 않는 미래까지 염려한다.
한편 김기협이라는 역사학자는 북의 세습체재가 그토록 천인공노할 절대악인가 싱가포르 사례를 들어 옹호하지만 아무래도 소수쪽으로 몰려 있다. 누군가 옹호 발언하다간 반공 보수 꼴통으로부터 종북파, 친북파인가 비난 세례를 받을가 염려해서 몸을 사린다. 진보인사가 몸을 사리면 반공파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준다는 것이 진중권의 논리이다. 어찌 보면 정부나 보수층은 잠잠한데 진보 층이 앞장서서 떠들고 있는 셈이다. 진보진영의 분열, 자중지란에 손 안대고 코푼다고- 희희낙락할 뿐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易地思之 -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자- 하며, 누습처럼 체질화된 단순사고의 2분법하며, 진보의 개념, 과연 진보로선이 무엇이며 우리에게 있기라도 하는가? 등을 놓고 비판의 날을 세워본다.
우선 북의 세습체재 권력비판은 모든 권력은 국민의 선거에 의해 결정된다는 민주주의 발상에 근거하고 있음을 전제 삼은 것이다 이 점에서 대한민국의 체재의 우월성을 한자락 깔고 있다. 그렇다면 남한의 민주체재 정상적으로 운영해 왔고 최선이었던가? 현실을 직시하고 본다면 민주주의 타락상이라고 할 우민에 의한 우중정치가 날뛰는 허울뿐인 민주주의, 제대로 선거권을 행사한 적이 있으며 자신이 뽑은 대통령과 선량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 모두가 도루보(도둑놈)이다는 냉소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세습의 비판이 무슨 진보적 표상인가,
남한의 민주체제는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한 방패막이에 불과하다. 그런데 현행자본주의는 어떻게 돌아가는가, 정경유착 - 이미 권력이 자본가와 손잡고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여기서 개혁적 대통령을 선출한다 하여도 자본주의 틀을 유지하는 한,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실컷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삼성, 현대 같은 대자본, 재벌은 이미 세습체재를 도입한지 오래이며 이들이 단죄된 적이 없는 것은 미국 정치를 장악한 대재벌이나 마찬가지이다 누구도 도전장을 내밀지 못한 신성가족 패밀리 집단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선출, 오바마가 당선되면 구세주가 재림한 것처럼 대중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미국 민주주의 선거는 하나의 요식행위 흥행거리 쏘에 지나지 않는다.
명색이 진보를 자처하는 논객이나 언론은 단순가치의 비교로서 2분법 사고에 빠져 있다.
다음은 역지사지에 서서 북의 입장을 살펴보자 미국이 악의 축이라고 부를 만큼 껄끄럽고 상대하기 어려운 대상이 조선공화국이라는 나라이다. 미국은 북과의 6.25전쟁에서 2차대전에 퍼부은 폭탄의 총량보다 많게 공격하엿음에도 피장패장, 휴전에 동의하고 반세기 넘도록 정전 선언, 평화협정을 해야 함에도 질질 끌고 있다.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존재, 개혁 개방의 요구로 중국이나 베트남이 쉽게 자본주의 도입을 허용했는데도 조선공화국은 꿈적도 않는다. 경제를 압박하는 갖은 봉쇄정책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는 곤궁으로 몰고 있음에도 남북의 경제교류마저 방해하면서 손들고 나올 법 한데 오히려 핵무장으로 맞선다. 핵이 없는 한반도 평화를 명분으로 6자회담을 거론하는 미국의 목적이 북의 핵무장 해제이다. 미국은 전 지구를 20번 초토화시키고도 남을 핵을 보유하여 가장 무서운 최강국, 언제 어디서나 핵잠수함을 이동시켜 파멸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핵을 핑계 삼아 북의 체제 붕괴를 노리고 있다.
그 같은 노림수를 알고 있는 북의 입장에서는 선군 강국을 표방할 만큼 체제안보가 우선이며 정치안정이 절대 과제이다. 김영삼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이 타계하자 조문사절을 보내자는 소리마저 차단하고 동유럽사회주의권이 무너지듯 기다렸는데 세습체재로 비난받은 김정일이 안정을 되찾아 2번이나 남북정상회담으로 화해무드를 조성하였다 역설적으로 세습체재가 북을 안정시킨 기반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나 미국과 대치하는 긴박한 북의 현실에서 무능한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세력 다툼을 벌이는 선거제도보다 자기들 끼리 지도자를 검증, 세습체재를 유지하는 것도 안정을 위한 최선의 방책일 수 있다. 물론 김정은이 얼마나 지도자로서 통치능력을 발휘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없다 물론 왕조의 세습을 본 딴 것이지만 성군이 나오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그러니 미국식 잣대로 상대의 세습을 비난하는 것은 진보논리가 아니다는 점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강한 미국을 두려워하지 않고 맞장 뜨는 북조선의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가? 비교조차 할 수없는 작은 나라, 체재여부를 떠나서 한민족의 자존, 자긍심을 읽는다는 점에서 미국 식민지나 다름없는 남한보다 본받을 요소가 있다 역사의 흐름을 미국식 잣대로 재고 현실 정치를 판단하는데 오류가 없는가. 진보지식인은 돌아보아야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진보는 무엇인가 현실정치에 대한 쓴 소리, 개혁의 목소리가 높으면 그 정도는 자유민주주의에서 할 수 있는 비판의 자유인데도 이를 구분 못한 반공 보수층에서 좌빨= 진보라는 등식을 매길 정도로 흔한, 층차가 많은 오해스런개념이 진보라는 용어이다. 과연 박노자 말처럼 진보정치의 방향은 사회주의가 아닌 북유럽식의 사민주의를 말함인가 ,
사회주의는 자본의 소유를 국유화 하고 자본의 경영을 자본가 대신에 관료계급이 맡은 제도인데 이들의 부패와 무능력, 비전문성 때문에 시장경제 자본주의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생산, 분배에도 실패한 체재이었다는 것이 박노자의 진단이다.
한편 인간의 탐욕을 반영하는 자본주의는 자본과 노동의 갈등, 빈부의 양극화 현상으로 비극이 심화될 수 밖에 없으며 이들 무한 성장 신화는 결국 인류 및 자연생태에 재앙으로 다가온다는 것. 자기 붕괴를 예고하는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것이 진보적 경제학자, 문화학자의 논리, 전망이며 새로운 대안 경제 즉 살림경제 혹은 생태경제의 모델을 세워 21세기 문명 전환의 계기를 삼아야 한다는 것이 최근의 진보논리이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진보는 실패한 사회주의, 유사한 복지주의로의 환원이나 복귀가 아니라 현행 자본주의 체재를 갈아엎는 사상토대와 실천을 위한 운동, 정치세력의 출현을 의미한다. 아직은 여러 갈래라 명료하지 않지만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몸짓의 공통성을 갖고 있다.
나는 민노당이 어떤 진보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이들이 국민의 신뢰,
소외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어떤 복지 모델의 실천 운동을 벌이는지 지지기반의 거점 없이 벌이는 정치행각은 체재 안에서 관념으로 떠드는 진보지식인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세습 논쟁으로 진보의 진위를 따진다니 도토리 키 재기 식으로 가소롭다. 논쟁하기 전에 이들은 진보의 개념 정의부터 했더라면 덜 소란스러웠을 것이다. 아무튼 이제는 좌우 이념도 아닌, 현실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실천을 담지한 제 3의 진보운동이 출현할 시기이다.